호로위츠는 전작인 《하드씽》에서 구성원들이 서로를 지지하는 조직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 연구들을 소개한 바 있다.
호로위츠는 이미 기술 업계의 가장 철학적인 혁신가로 명성이 높다. 그에게 창조란 기존에 있던 괜찮은 아이디어’를 단순히 구현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창조를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할 정도로 아주 급진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이 책에서 가장 강력하며 지속 가능한 문화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자신의 경험론적인 관점을 매우 구체적으로 설파한다. 호로위츠에 따르면 그런 문화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첫째, 구성원들의 말이 아닌 행동에 기반을 두고 둘째, 조직의 성격과 전략을 일치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마지막으로, 구성원들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데 주저함이 없고 그 대답을 영원히 기억하게 만드는 ‘파격적인 규칙’을 도입하려는 의지가 굳건하다
회사 운영 경험이 부족했던 나는 업계의 CEO들과 리더들에게 여러 조언을 구했다. 그들이 들려준 조언은 한결같았다. “문화에 초점을 맞추세요. 문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위의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 오히려 당신 회사가 어떤 곳이고 무엇을 하며 어떤 회사가 되고 싶은가에 따라 정답이 달라진다. 쉽게 말해 이런 식의 질문들에 대한 직원들의 대답이 바로 ‘당신 회사의 문화’다. 왜일까? 문화는 당신이 관여하지 않을 때 회사가 뭔가를 결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또한 문화는 직원들이 매일 부딪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련의 가정적 전제이기 때문이다
조직의 문화를 구축하려면 당신이 어떤 문화를 원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그런데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당신은 당신의 회사가 어디로 가고자 하는지는 물론이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로드맵이 필요한지도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망스러운 말을 해야겠다. 위대한 문화가 꼭 당신의 회사를 위대하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당신의 제품이 월등히 뛰어나지 않다면 또는 시장이 당신의 제품을 원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회사는 아무리 사내 문화가 훌륭해도 실패할 것이다. 기업과 문화의 관계는 운동선수에 비유하면 영양과 훈련의 관계와 같다. 기량이 출중한 선수는 영양 공급이 다소 부족하고 훈련 기법이 약간 미진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재능이 부족한 선수는 완벽히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하고 죽을힘을 다해 훈련해도 올림픽 경기에는 출전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영양을 섭취하고 양질의 훈련을 받으면 어떤 선수든 기량이 향상된다.
기업가로서 나는 늘 거꾸로 생각하는 역발상의 습관을 기르기 위해 노력했다.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Peter Thiel)의 말마따나,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찾는 비결은 아무도 믿지 않는 뭔가를 믿는 것에 있다. 그래서 나는 역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왜?’라는 그 질문이 핵심이다. 모든 구성원이 ‘왜?’라고 물으며 이유를 요구할 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조직의 문화를 규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구성원이 그 대답을 기억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새로운 구성원이 들어올 때마다 그 이유를 반복해 설명해줄 것이고, 결국 그 ‘이유’ 자체가 문화 구조에 깊이 뿌리내릴 것이기 때문이다.
초창기 기업 문화는 단순한 하나의 목표를 중심으로 조직화된다.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그러나 성장을 거듭할수록 기업은 초창기 때와는 다른 새로운 도전들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고, 그런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진화해야 한다…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하고 싶은 기업이라면 그 목표에 맞춰 자사의 문화를 변화시키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그런데도 그런 변화를 거부하는 기업이 의외로 흔하다.
위대한 문화를 구축한다는 것은 문화를 주변 환경에 순응시킨다는 뜻이다. 또한 가끔은 진입하거나 완벽히 흡수해야 필요가 있는 외부문화로부터 리더들을 들여온다는 뜻이기도 하다.
쉬운 예를 들어보자. 어떤 CEO가 시간 엄수를 사내 문화의 최우선 원칙으로 결정한다. CEO는 시간 엄수야말로 존중의 문제라고 열변을 토하며 직원들의 공감을 얻어낸다. 특히 직원들의 시간은 회사의 가장 귀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누군가가 지각하면, 그것은 사실상 동료들의 시간을 훔치는 도둑질과 다름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정작 CEO 본인이 모든 회의에 늦는다. 이럴 경우 시간 엄수 원칙을 충실히 지킬 직원이 과연 얼마나 될까? (역시 솔선수범은 어디서나 기본)
문화가 정착되려면 리더는 영감을 준다고 생각되는 가치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리더의 실질적인 가치를 반영해야 문화가 정착된다. 리더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행동을 통해 즉, 앞장서서 본보기를 보여줌으로써 문화를 구축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진실성과 정직 그리고 품위는 문화의 측면에서 볼 때 장기적인 투자다. 그런 가치에 투자하는 목적은 단기간의 실적을 향상시키거나 경쟁에서 이기거나 또는 새로운 직원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직원들 입장에서는 일하기가 더 좋고 고객의 입장에서는 오래 거래하기가 더 좋은 회사로 만드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런 가치는 공짜로 얻을 수 없다. 단기적으로는 매출과 인적 자원과 투자면에서 쓰디쓴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그런 가치에 실질적이고 진정성 있는 방식으로 투자하지 못하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차차 알아보겠지만, 오늘날의 기업 세상에서 양심적인 행위를 강제하지 않았을 때 이것이 종종 기업을 무너뜨리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절대 잊을 수 없는 규칙을 세운다.
수년간 조직 문화를 이끌 강력한 규칙을 세울 때에는 따라야 하는 몇가지 원칙이 있다.
- 단순 명료해서 기억하기 쉬워야 한다 사람들은 규칙을 잊을 때 문화도 함께 잊는다
- 사람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반드시 이끌어내야 한다 규칙은 엽기적이고 충격적이어서 모든 사람이 “진심이에요?” 라고 반문하게 만들 정도의 것이어야 한다.
- 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야 한다 ‘왜?’에 대한 답은 그 규칙의 문화적 의미를 오해의 여지없이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 구성원들은 거의 매일 그 규칙을 맞닥뜨려야 한다 아무리 기억하기 쉬워도 구성원들이 1년에 한 번 마주칠까 말까 하는 상황에만 적용된다면 빛 좋은 개살구다.
화려한 성공에 눈이 멀어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불편한 진실 또한 있다. 모든 성공에는 100번의 실패가 따른다는 점이다. 하나의 조직에서 모든 구성원들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나 기업들 간에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후자는 거의 불가능하다.
문화는 일을 더 잘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문화 자체가 기존 전략을 수정하거나 강력한 경쟁자를 무너뜨리지는 못한다.
(리드 헤이스팅스가 purify를 만들었던 건 전혀 몰랐다)
그것을 행동으로 명확히 보여줘야 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거의 언제나 말보다는 행동이 강력하다. 문화도 정확히 그런 식으로 작동한다.
… 세상의 모든 리더가 나중에 후회하는 결정을 한다는 사실을 유념하라. 비단 리더만이 아니라 역사상 누구도 완벽의 경지는 고사하고 그 근처까지 도달한 사람도 없었다. 더욱이 사이버 보안이 급여 업무처럼 조직 전체의 문화와 전혀 무관하게 기능하는 독립된 활동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다. 그런데 실상은 다르다. 품질, 디자인, 보안, 재무 정책, 고객 관리 등 조직 성과에서 가장 중요한 측면들은 하나같이 문화가 주도한다.
행여 문화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된다면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먼저 그것을 인정하고, 그 실수를 과하다. 싶을 정도로 교정하고 또 교정하는 것이 최선이다. 인정과 자기 교정은 앞서의 그릇된 결정을 되돌리고 나아가 그 행위 자체가 새로운 교훈이 될 수 있도록 매우 공개적이고 아주 강력해야 한다.
문화적인 관점에서 볼 때 당신이 무엇을 믿는가는 거의 의미가 없다. 당신이 무엇을 하는가’가 바로 진정한 당신 자신을 나타낸다.
실리콘밸리 거물들이 자신의 멘토라고 불렀고 나 또한 멘토로 존경했던 빌 캠벨(Bill Campbell)이 즐겨하던 말이 있다. “우리는 서로를 위해 일하는 것이라네. 자네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신경을 얼마나 쓰는가? 자네는 그들을 실망시키고 싶은가?”
당신의 목표가 죽음을 항상 마음에 새기는 것이든, 서로를 위해 일하는 것이든, 또는 유사한 다른 어떤 것이든, 기업 문화를 단단히 결속시키는 접착제는 똑같다. 일이 그 자체로 반드시 유의미해야 한다.
나는 윈프리에게 인터뷰 장소까지 같이 차를 타고 가자고 청했다.사람들로부터 이야기를 끌어내는 법도 배우고 속된 말로 ‘멘붕’을 피하는 방법에 대해 도움을 받고 싶어서였다.
자동차 안에서 그녀가 말했다. “당신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미리 질문 목록을 작성하되 그것에만 매달리면 안 된다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게 되고, 이는 다시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에요. 바로 후속 질문이죠.” 정말 좋은 지적이지만 그것은 나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다시 질문했다. “저는 다른 게 궁금합니다. 당신이 정말로 공격적인 질문들을 하는데도 사람들이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기는커녕 마음을 열고 눈물까지 흘리잖습니까. 저는 그 비법을 알고 싶습니다.” 그녀의 대답을 직접 들어보자.
저는 정식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그들에게 인터뷰를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묻고 “그 목적을 달성하도록 제가 도와줄게요. 그렇지만 당신은 꼭 저를 믿어야 해요”라고 말하죠.
본래 문화는 이처럼 종잡기 힘든 희한한 구석이 있다. 문화는 믿음이 아니라 여러 행동들이 축적된 결과물이고, 따라서 당신이 의도한대로의 문화가 만들어지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이렇기 때문에 문화는 ‘일단 만든 뒤에 잊어버리고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어떤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당신은 문화를 끊임없이 검토하고 개선하고 수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절대로 당신이 의도한 문화가 되지 않을 것이다.
리더로서 당신은 도덕적으로 모호한 사고방식 속에 편안히 숨어 지낼 수 있지만 영원히 그렇게 할 수는 없다.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하는 선택의 순간에는 달라져야 한다. 당신은 진화하든가 아니면 도덕적 타락의 벽 속에 자신을 가두든가, 둘 중 하나밖에 취할 수 없다.
상고르는 영리하게도 그 사건을 진화의 촉매제로 사용했다.
과거 저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제가 정한 원칙들이 아닌 힘으로 찍어 누르는 갱단의 규칙들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다 불현듯 제가 위선자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도덕적 강령에 부합하도록 조직을 변화시키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음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의도했든 아니든 그는 문화를 변화시키는 최고의 기법 중 하나를 사용했다. 바로 ‘지속적인 접촉’이었다. 조직원들이 함께 식사하고 함께 운동하며 함께 공부하는 것을 의무화함으로써 상고르는 자신이 만들어가는 문화적 변화들을 조직원들이 끊임없이 인식하게끔 만들었다. 어떤 것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행동으로서 매일 모여서 그것에 대해 대화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바로 문화의 힘이다. 당신이 지금과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면 당신이 속한 문화를 변화시켜야 한다. 천만다행히도 그는 자신이 속한 곳의 문화를 변화시켰다. 그의 지난 행동이야말로 지금의 그가 누구인지를 대변한다.
리더라면 무릇 자신의 행동 수칙을 믿어야 한다. 리더 스스로가 지지하지도 실천하지도 않는 문화적 요소들을 조직에 주입해봤자 결국에는 문화적 붕괴로 이어질 뿐이다.
쉬운 예를 보자. 나는 이제껏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CEO를 만난 적도, 본 적도 없다. 모두가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 정확히 인지하는 투명한 문화를 원한다. 그러나 관리자들에게는 업무 평가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요구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그 일을 하지 않으려는 CEO는 주변에 널리고 널렸다.
신뢰는 의사소통의 토대다. 당신이 어떤 말을 할 때는 스스로 ‘100퍼센트 진실’이라고 한 점 거리낌 없이 주장할 수 없다면 상대방에게서 신뢰를 얻어낼 수 없다. 오직 명백하고 순수한, 있는 그대로의 진실만을 알릴 때 신뢰가 구축된다.
그러나 브레슬로우가 제동을 걸지 않았다면 나는 정말이지 반대 방향으로 갔을지도 모르겠다. 문화란 당장 눈앞에 던져진 구체적인 결과와 대비할 때 추상적이고 부수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문화는 당신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지 않을 때에도 회사가 양심적으로 일하게 만드는 전략적 투자임을 기억하라.
칭기즈칸은 문화를 구축하면서 세 가지 원칙에 토대를 뒀고, 덕분에 놀랄 만큼 안정적인 문화를 세울 수 있었다. 그 3대 원칙은 능력주의, 충성, 포용성이었다.
- 능력주의: 계급을 버리고 실리를 택하다
- 충성: 요구하지 않고 직접 보여준다
- 포용성: 핏줄, 인종, 종교를 초월하다
회의석상에서 흑인이 당신뿐일 때 두 가지 접근법을 취할 수 있습니다. 첫째 ‘모두가 나를 째려봐’라고 경계할 수 있습니다. 이때부터 생각은 위험한 비탈길을 질주하기 시작하죠. 그들은 나를 좋아하지않아. 흑인들도 좋아하지 않아. 반면에 저처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모두가 나를 쳐다봐, 그들은 돈 톰슨이라고 불리는 나와 앞으로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전혀 몰라. 내가 먼저 다가가 말을 걸 거야.그들은 나에 대해서, 나는 그들에 대해서 배우면 돼. 혹시 알아? 우리가 굉장한 우정을 쌓아서 지속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맺게 될지 말이야.’
불행히도 우리 주변의 아주 많은 사람들은 삶에 대해 첫 번째 방식으로 접근하도록 세뇌돼 있습니다. 회의는 게임입니다.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당신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내려 애씁니다.우리는 파트너가 될 수 있을까? 서로에게 귀중한 자산이 될 수 있을까? 서로의 적이 될까? 모든 참석자가 당신의 적이라고 생각하면서 게임을 시작하면 당신은 이미 게임에서 진 것입니다. 당신이 이번 게임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그것도 아주 좋은 무언가를, 게다가 그들이 갖지 못한 무언가를 제공한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기본적인 사고의 틀을 재설정해야 합니다.
오늘날 나는 말하죠. 옷깃 말고는 아무것도 접지 마라.”(turn down’은 ‘거절하다’와 ‘접다’라는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음 — 옮긴이)
나는 그에게서 공감과 연민을 기대했었는데,정작 그가 내게 준 것은 힘이었습니다. 나는 그와의 대화에 큰 충격을 받아 결국 백해무익한 연민 파티에서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그의 충고를 받아들였습니다.
나는 끝까지 물고 늘어져 문제를 해결했고, 예전의 업무에서는 배우지 못했던 것들을 배웠습니다. 다시 말해 이번 일은 윗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준 것이었습니다.
내 임무는 각 지사의 매출을 개선하도록 돕는 일이었죠. 그렇지만 지역 관리자들을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그 이야기를 입 밖에 냈다면나는 곧바로 그들과 척을 지게 됐을 겁니다. 마인스의 지도 덕분에나는 훨씬 효과적인 접근법을 생각해냈습니다. 우선 이런 식으로 말했습니다. 보세요. 제가 여기에 온 이유는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당신에게 무엇을 어떻게 하라고 지시하기 위해서 온 게 아니에요. 저는 당신이 담당 매장들의 매출을 다른 지역들의 매출과 비교해서 이해하고 그런 다음 매출을 개선할 적절한 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 접근법은 역학 관계를 통째로 바꿔놨습니다. 만약 당신이 도움을 주려는 입장이라면 지역 관리자들은 당신을 환영할 겁니다. 나는 그들 백인 관리자들로부터 유능한 지역 관리자가 되는 법에 관한 세부적인 모든 것들을 빠짐없이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CEO가 될 수 있었던 일등 공신이었습니다.
톰슨은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한 후 우연찮게 새로 맡은 업무들이야말로 자신이 CEO가 될 수 있었던 가장 유익한 밑거름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그는 그 경험을 통해 소수자로서 조직에서 성공하는 법에 관한 두 가지 교훈을 얻었다.
- 자기 연민에 빠지지 마라. 그리고 당신의 자기 연민 파티에 다른 사람들을 절대 끌어들이지 마라.
- 옷깃 말고는 아무것도 접어버리지 마라. 어디서든 기회가 나타날 수 있다. 전기 공학자라고 평생 감자 튀김기에 사용할 온도 조절 시스템을 설계하는 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전략 기획 회의를 위해 플립 차트를 들고 다닐 수도 있다. 나는 내게 찾아온 기회마다 퇴짜 놓을 수많은 이유가 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런 기회들이야말로 나를 CEO로 만들어준 가장 핵심적인 원동력이었다.
월더로터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우리 모두 한 배를 탔다. 하지만 여기서 그녀의 영민함이 번뜩였다. 그녀는 공염불에 그치지 않도록 그 메시지를 행동으로 확실히 뒷받침해줄 필요가 있음을 잘 알았다. 가령 사내 역학 관계를 바꾸기 위해 그녀는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고위 리더들이 아니라 무조건 현장 직원들의 편에 섰다. 그런 논쟁의 세부 사항보다는 직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히 내도록 만든다는 원칙이 더 중요했다. 행여 현장 직원들이, 더 나아가 그들이 대변하는 고객들이 항상 옳다는 아이디어에 적극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리더는 머잖아 짐을 싸서 프론티어를 떠나야 할 터였다.
내가 그렇게까지 한 이유는 그들이 더 이상 불평만 늘어놓지 말고 스스로 주인 의식을 갖도록 독려하기 위해서였죠.
회사가 경쟁 우위를 획득하기 위해, 다른 말로 인재 영입 경쟁에서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칭기즈칸과 돈 톰슨과 매기 윌더로터의 원칙들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이들 세 사람은 단순히 국가적, 인종적, 성 다양성을 이해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인지적, 문화적 다양성까지도 섭렵했다. 말인즉 사람들이 정보를 처리하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각자의 독특한 방식을 이해했다. 이들 셋은 사람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는 눈이 있었기에 자신이 그들에게 무엇을 제공해야 하는지를 잘 알았다.
먼저, 칭기즈칸의 포용성 접근법에 대해 알아보자. 그의 접근법에는 세 가지 핵심 요소가 있었다.
- 그는 전략을 수립하고 구현하는 과정 전반에 깊이 관여했다. 심지어 통합 정책의 상징적인 행위로서 자신의 어머니에게 정복지의 고아들을 입양하도록 부탁할 정도였다.
우리는 채용 프로세스에 손을 댔다. 인력 충원이 필요할 때 이제 관리자는 참전군인, 흑인 등 인종이나 배경이 자신과 다른 인재 집단에서 지원자를 모집하고, 채용 기준을 검토하며, 어떤 자질을 원하고 그런 자질을 어떻게 평가할지에 관해 의견을 제안해야 한다. 쉬운 예를 들어보자. 관리자를 채용할 때 남성들이 종종 간과하는 기준 하나는 피드백을 제공하는 능력이다. 여성들이 피드백 제공 능력을 등한시하는 경우는 드물다. 여성들은 선천적으로 의견이 다르면 동료와 정면으로 부딪히고 껄끄러운 대화도 감수하려는 의지가 강한 반면, 남성들은 종종 곪아터질 때까지 문제를 회피한다.
당신이 원하는 문화를 구축하는 첫 단계는 당신이 정말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라고? 맞다. 당연한 말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쉽게 알 수 있을까? 쉬울 거라 생각되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가능한 선택지가 무한해 보이는 상황에서 당신의 조직에 꼭 필요한 경쟁 우위를 가져다주고, 당신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환경을 창조하며, 무엇보다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문화를 설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것과 관련해 명심해야 하는 몇 가지가 있다.
- 문화 설계는 끝이 없다. 신생 기업이든 100년 된 장수 기업이든 문화 설계는 항시 중요하다. 문화를 창조하는 조직들이 진화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문화도 언제나 새로운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진화해야 한다.
- 모든 문화는 야심 찬 목표를 추구한다. 나는 이제까지 수천 개의 문화에 완벽히 순응하거나 문화적으로 완벽히 조화를 이루는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기업이 어느 수준 이상 성장하고 나면 문화를 위반하는 행위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핵심은 완벽해지는 데 있지 않다. 그저 어제보다 더 나아지는 데 있다.
- 다른 문화들에서 영감을 얻을 수는 있어도, 다른 조직의 방식을 그대로 모방하려고 애쓰지 마라. 활기차고 역동적이며 지속 가능한 문화가 되려면, 문화는 모름지기 피와 영혼에서 우러나야 한다.
자신다워져라
성공적인 문화를 설계하는 첫걸음은 자신다워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말처럼 그렇게 쉽지가 않으니 문제다.
올라주원의 인터뷰를 소개하고 싶어 밑밥을 뿌렸을 따름이다. 그의 인터뷰가 리더십의 핵심을 극명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리더로서 당신은 ‘반드시’ 당신다워야 한다. 주변 사람들은 당신이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에 관해 나름의 기대가 있을 것이다. 만약그런 모든 기대를 충족시키려 당신 스스로의 믿음 및 성격과 일치하지 않는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당신은 당신 고유의 매력을 잃게 될 것이다. 다른 누군가가 되려고 노력한다면, 당신은 리더가 될 수 없을뿐더러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지도 못할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당신스스로 롤 모델이 된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롤 모델에 관한 찰스 바클리의 발언은 사실상 이렇게 해석해도 된다. “나를 따르지 마라. 심지어 나조차도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리더십의 첫 번째 규칙을 실천한다고 모두가 당신을 좋아할 거라고 기대하지 마라. 아니, 모두가 당신을 좋아하게 만들려 애쓰는 것 자체가 상황을 악화시킨다. 나는 이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안다. 모두가 나를 좋아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솔직히 지금 이 순간 이 책을 읽는 누군가는 “감히 찬스 더 래퍼를 운운하다니 이 백인 아재는 자신이 뭐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라며 코웃음 칠 거라고 확신한다. 그런 말을 들어도 나는 아무렇지 않다. 잘난 척하려는 게 아니다. 그저 나는 나답고 싶을 뿐이다.
어떤 CEO는 자기 성격 중에서 회사가 ‘절대 닮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측면이 있기 마련이다. 당신의 단점들이 무엇인지 신중하게 생각해보라. 그런 단점을 당신의 문화에 주입하고 싶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솔선수범의 리더십이 외려 당신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나도 내 회사에서 보고 싶지 않은 내 성격의 단면들이 있다. 가령나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의식의 흐름에 따라 끝없이 대화하려는 성향이 있다. 이 성격은 예전에 소프트웨어 회사를 운영할 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사실 그 습관은 벤처캐피털 회사와 더 잘 맞다). 미래의 내 친구들에게 미리 충고 한마디 하겠다. 당신이 먼저 전화를 끊지 않으면 우리는 말 그대로 영원히 전화통을 붙들고 있게 될지도 모른다.
대규모 조직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수없이 많은 업무들을 정확히 수행할 필요가 있을 때는 모든 대화에서 모든 사안의 모든 측면을 샅샅이 파헤칠 시간이 없다. 그것은 비현실적이다. 따라서 대화 중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내 성격의 단면은 극도로 불리할 수도 있었다. 비록 나 스스로는 지금도 그 성향을 호기심이라고 주장하고 싶지만 말이다. 어쨌든 나의 그런 성향이 회사 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그것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문화를 구축해야 했다. 어떻게 했을까? 세 가지 방법이 있었다.
- 나와 정반대의 성격적 특성을 가진 사람들로 내 주변을 채웠다. 그들은 가능한 일찍 대화를 끝내고 다음으로 넘어가고 싶어 했다.
- 나를 통제하기 위해 유익한 자기 관리 규칙들을 만들었다. 단계별로 엄격하게 서면으로 작성된 안건과 희망하는 결과가 없는회의가 소집되면, 우리는 그것을 취소했다.
- 나는 전 직원에게 우리 회사는 회의를 능률적으로 운영하는 데에 전념한다고 선언했다. 이것은 내가 행동으로 실천하고 싶지않은 것을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그런 다음 사람들의 눈이 무서워 올바른 행동을 하도록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방법이었다.
이렇게까지 노력했는데도 솔직히 회사는 비효율적인 내 대화 성향이불러오는 고통에서 완전히 해방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꽤나 성공적이었다고 자부한다. 대개는 직원들이 그런 내 성향에 효과적으로 잘 대처할 수 있었다.
당신의 진짜 모습을 문화에 주입하라
자신의 진짜 모습에 편안해지면 이제는 그 ‘정체성’을 당신이 원하는문화와 연결시키는 일을 시작할 수 있다.
그의 말에 숨은 뜻은 이렇다. ‘경영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마라. 중요한 것은 그들의 행동이다.’ 완벽히 옳은 말이다. 또한 드러커가 그 발언에서 문화를 우선적인 고려사항으로 올려놓는다는 점도 아주 마음에 든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면, 문화와 전략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한쪽이 다른 한쪽을 먹어치우는 사이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오히려 문화와 전략 둘 중 하나가 성공하려면 둘은 반드시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
한마디로 성공적인 문화 구축의 핵심은, 당신의 회사가 사명을 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덕목들을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핵심 문화와 하위 문화 구분하기
모든 기업이 내부적인 충돌 요소가 전혀 없는 하나의 응집된 문화만 보유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하면 이 책은 훨씬 더 세련되고 명쾌했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것은 그림의떡이다. 기업이 성장해서 규모가 어느 수준을 넘으면 주류문화 외에도 하위 문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여기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
한마디로 성공적인 문화 구축의 핵심은, 당신의 회사가 사명을 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덕목들을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핵심 문화와 하위 문화 구분하기
모든 기업이 내부적인 충돌 요소가 전혀 없는 하나의 응집된 문화만보유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하면 이 책은 훨씬 더 세련되고 명쾌했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것은 그림의떡이다. 기업이 성장해서 규모가 어느 수준을 넘으면 주류문화 외에도 하위 문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여기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
기업마다 조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된 핵심 문화 요소’는 당연히 필요하다. 이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하지만 모든 문화 요소들을 모든 사내 부서에 동일하게 적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 이는 특정 기능들을 우선시하기 위해 다른 기능들을 약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최우선이다”, “누구의 아이디어는 최고의 아이디어가 살아남는다”, “경쟁에서 이긴다” 같은 덕목들은 전사적으로 시행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편안한 복장을 하라” 거나 “오직 결과로만 말한다” 같은 덕목들은 대개의 경우 하위 문화에 더욱 적합하다.
세부적인 인재상을 구축하라
문화를 설계한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문화 설계를 바라보는 관점 하나는, 당신이 바라는 직원 인재상을 구체화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여기는 것이다. 당신이 가장 가치 있게 생각하는 직원의 덕목은 어떤 것들인가? 리더로서 당신은 당신이 중요시하는 덕목들을 직원들이 반드시 실천하기를 바란다. 그런 덕목이 직원들의 자질과 특성이 되도록 만드는 노력은 무사도의 중요한 개념 하나를 강화한다. 덕목은 믿음이 아니라 행동에 기반을 둬야 한다는 개념이다.
그렇다면 믿음보다 행동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하는 이유는 뭘까? 면접 중에는 지원자가 믿음을 거짓으로 꾸며내기가 아주 쉽기 때문이다. 정말이다. 반면에, 만약 지원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토대로 직원을 채용한다면, 평판 조회(reference check)를 통해 그들이 과거에 그런 행동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심지어는 면접 중에 그것을 시험해볼 수도 있다.
슬랙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스튜어트 버터필드는 자신이 원하는 직원의 모습에 문화의 초점을 맞추자, 회사의 전체 상황이 극적으로 개선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유희성 (playfulness)과 단결 등 우리 회사의 가치들은 정말로 독창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행동 지침서로는 낙제점이었죠. 그래서 우리는 직원들이 결정할 때에 도움이 될 만한 가치를 찾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는 디지털 광고 플랫폼 애드롤(AdRoll)에서 영업 부문을 이끌던 슈레시 카나(Sturesh Khanna)와 예전에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습니다. 그의 말 중에 제 뇌리에 아주 깊이 박혔던 것이 있었습니다. 그는 직원들을 채용할 때 영리하고 겸손하며 근면성실하고 협업적인 사람들을 찾는다고 했습니다.
첫 번째, 영리함. 이것은 IQ가 높다는 뜻이 아닙니다. 물론 IQ가 높으면 좋긴 하겠죠. 그보다 영리함은 학습 성향, 다른 말로 배움에 대한 의지를 말합니다. 예컨대 어딘가에 모범적 관행이 있다면 그것을 받아들이세요. 우리는 가능한 많은 일을 일상적인 업무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인간의 지능과 창조성이 꼭 필요한 몇 가지 일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면접에서 이것을 확인하는 좋은 질문이 있습니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최근에 배웠던 중요한 뭔가에 대해 말해주시죠.” 또는 지원자에게 이렇게 물어도 좋습니다.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회사에서 제거해야 했던 프로세스는 무엇이었습니까?”
두 번째, 겸손, 이것은 온순하거나 야망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스티븐 커리(Stephen Curry, 미국의 농구 선수로 MVP 수상 소감에서 ‘나는 주님의 겸손한 종’이라고 말했음 — 옮긴이)와 같은 방식으로 겸손하다는 의미입니다. 당신이 겸손하면 사람들은 당신이 성공하기를 바라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당신이 이기적이면 사람들은 당신이 실패하기를 원하죠. 또한 겸손하면 자기 인식 능력이 생기고, 이를 통해 실제로 배우고 영리해질 수 있습니다. 겸손은 그만치나 근본적인 자질입니다. 뿐만 아니라 슬랙에서 필요한 협업적 활동을 위해서도 겸손은 필수적입니다.
세 번째, 근면성실. 이것은 오랜 시간 일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누구든 정시에 퇴근해서 가족을 돌보며 시간을 보내도 됩니다. 그러나 근무 시간에는 자제력을 발휘해 적절히 처신하고 자신의 일에서 전문가가 되며 집중해야 합니다. 또한 경쟁을 환영하고 결단력이 있으며, 기지가 뛰어나고 탄력적이면서 담대해야 하죠.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당신 인생에서 최고의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세요.
네 번째, 협업, 이것은 복종도 공손함도 아닙니다. 사실을 말하면, 정반대입니다. 우리 문화에서 협업적이라는 것은 모든 분야에서 리더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면 ‘나는 이번 회의가 잘 진행돼 유익한 결과를 도출하게 만들 책임이 있다. 만약 신뢰가 부족하면 신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목표를 명확하게 만들 것이다’라는 식입니다. 우리 모두는 더 나아지는 것에 관심이 있고 모두는 그 목표 대해 책임을 가져야 마땅합니다. 모두가 이런 자세로 협업한다면 팀의 성과에 대한 책임이 구성원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겠죠. 협업적인 사람은 성과가 가장 부진한 사람들이 성공에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압니다. 그래서 그들은 가장 무능한 직원들의 성과를 끌어올리거나 반대로 진지하게 대화를 시작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것입니다. 지원자가 협업적인지 아닌지는 추천서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면접 중에 ‘격전 회사에서 기준에 못 미치는 뭔가를 고치도록 도와줬던 상황에 대해 말해보세요.”라고 질문해도 됩니다.
위의 네 가지 자질 모두를 갖춘 사람이 바로 슬랙의 완벽한 직원입니다.
직원들이 갖춰야 하는 세부적인 자질을 명확히 결정했다면 다음에는 이를 실제로 채용 시스템에 적용해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문화는 각 조직의 독특한 필요들을 충족시키도록 설계돼야 한다. 하지만 모든 기업에게 공통적으로 필요한 요소가 하나있다. 나는 이제까지 그것을 자사의 명시적 가치에 포함시킨 기업을 본 적이 거의 없다. 그래도 장담컨대, 그것 없이 이기는 습관을 가진 회사가 되기란 불가능하다.
어떤 기업이든 직원들은 항상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 업무가 우리 회사에 변화를 가져올까? 내가 하는 일이 중요할까? 내 일이 회사를 성장시킬까? 내 일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을까?” 경영진의 커다란 임무 중 하나는 직원들이 그런 모든 질문에 “당연히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크건 작건 기업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직원들이 무엇에 신경 쓰고 걱정하는가이다. 직원들은 자신이 맡은 업무의 품질에 대해 마음을 쏟고, 사명에 대해 걱정하고, 좋은 시민이 되고자 신경 쓰고, 회사가 이기는 것에 관심을 갖는다. 따라서 회사가 어떤 것에 보상을 해주는가가 회사의 문화적 성공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열쇠다.
당시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이런 단순한 질문들조차 확실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누군들 애써 출근할 이유가 있을까? 그래서 나는 수천 명에 달하는 모든 직원에게 한 가지를 약속했다. “결정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데 관리자가 결정을 해주지 못한다면 그 문제를 내게 들고 오세요. 1주일 내로 결정을 내서 알려주겠습니다. 작은 조치였지만 가장 우수한 직원들의 태도에서 즉각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그리고 몇 주 지나지 않아 우리는 ‘할 수 없다. 문화에서 ‘할 수 있다’ 문화로 바뀌었다.
당신의 직원들은 우연적으로든 계획적으로는 당신의 문화적 덕목들과 관련해 당신을 시험할 것이다. 따라서 조직에 덕목을 정립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라. “내가 정한 덕목을 시험하는 일이 생기면 나는 그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까?”
고객에 대한 집착이 침체로 이어질 때
오직 고객들에만 광적으로 문화적 초점을 맞추는 바람에 RIM은 애플의 아이폰을 무시하고 말았다. 왜 그랬을까? RIM은 시장에서 자사가 이미 구축한 위상이 흔들리지 않을 거라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규칙을 깨뜨려라
문화적 규칙들은 종종 성스러운 소(sacred cow, 지나치게 신성시되어 비판이나 의심이 허용되지 않는 관습, 제도 등을 일컬음 — 옮긴이)로 떠받들어질 수도 있다. 모두가 성스러운 소 주변에서는 문화에 대한 존경심을 보여주려 까치걸음을 한다. 그런데 환경이 변하고, 전략이 진화하면서 당신은 새로운 것들을 배운다. 그렇게 되면 당신은 기존 문화를 반드시 변화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이 소가 당신을 무너뜨리고 짓밟는다. 기존 문화 아래에 매몰되어 꼼짝 못하게 되는 것이다.
문화가 이사회와 대립할 때
문화가 무너졌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징후
문화가 무너졌는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문화가 붕괴될 경우 직원들이 리더인 당신에게 솔직히 말해줄 거라고 믿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이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첫째, 직원들이 그렇게 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둘째, 불만을 ‘고발’하는 당사자 본인이 문화적으로 매우 건강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데 거꾸로 생각해볼 여지도 있다. ‘내부 고발자’가 당신의 문화와 궁합이 맞지 않다면 그의 불만이 사실은 칭찬일 수도 있는 것이다. 당신의 문화가 잘 작동하고 있지만 그 사람은 당신의 문화 프로그램에 융화될 수 없고, 그래서 당신의 문화에 불만이 생긴 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셋째, 문화에 관한 대부분의 불평불만은 너무나 추상적이어서 그다지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직급이 낮은 직원들이 문화에 대해 가장 보편적으로 표출하는 불만들은 “우리 문화가 무너졌다”, “직원들이 회사 문화를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주장이 진실이라 하더라도 당신은 그 주장에서 아무것도 알아낼 수가 없다.
- 예상하지 못한 사람들이 너무 자주 사직서를 낸다 언제나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한 이유로 회사를 그만둔다면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미다. 회사가 잘 굴러가는데도 직원 이직률이 동종 업계보다 높으면 당신의 회사는 문화와 관련해 빨간불이 켜졌다고 봐야 한다. 만약 당신이 붙들고 싶은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둔다면 그것은 더 안 좋은 징후다. 심지어 문화와의 궁합이 좋다는 이유로 채용된 직원들이 회사에서 편안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특히 불길한 징조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당신은 존재하지도 않는 문화를 토대로 그들을 선택한 것이다.
- 최우선 순위에 문제가 있다 예컨대 고객 서비스에 대한 불평과 불만이 폭증하고 그래서 당신은 고객 서비스 개선을 회사의 최우선 순위로 삼는다. 반년 후 고객 만족도가 약간 개선됐지만, 기본적으로 보면 아직도 형편없는 수준이다. 드러난 사실만을 토대로 순진하게 판단한다면, 고객 지원이 붕괴됐다고 결론짓고 고객 지원 리더를 해고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고객 만족이 크게 3단계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고객 만족은 먼저 제품에서 시작하고, 영업과 마케팅을 통해 구축된 기대치를 충족시킨 다음, 마침내 고객지원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당신의 문제는 십중팔구 문화와 관련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일례로 당신의 문화가 고객 만족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에게 적절히 보상해주지 않는 것이다. 대신에 제품의 생산 및 공급 일정을 맞추고, 영업 목표치를 달성하고, 시장 반응이 좋은 마케팅 캠페인을 수립해서 실행하는 직원들에게만 보상해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고로 문화를 손보지 않으면 고객 만족과 관련된 문제를 영영 고치지 못할 것이다.
- 직원의 어떤 행동 때문에 큰 충격을 받는다 혹시 이 책의 도입부에서 소개했던 라우드클라우드의 중간 관리자로 거짓말쟁이였던 서스턴을 기억하는가? 당시 나는 직원들이 우리 회사에서 거. 짓말이 용인된다고 생각했다는 사실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나는 직원들의 오해를 바로잡아야 했고, 그래서 서스턴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거짓말로 승진 사다리를 올라가는 것을 직접 눈앞에서 목격했던 충격은 쉬 가시지 않았고 파급 효과가 수년간이나 지속됐다. 그가 정말 거짓말로 승진을 했건 아니건 진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직원들이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처럼 면밀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진실은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가 크다. 일단 그가 금기의 선을 넘고 나자 모두가 동일한 사건을 임의적으로 해석했고 다시 고삐를 죄기가 어려웠다. 몇몇 직원이 미확정 계약을 예약 건수에 포함시키자고 제안했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어쨌든 지금 내가 아는 것을 그때에 알았더라면, 내 문화를 즉각적으로 재설정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을 것이다. 그리고 서스턴을 해고하는 선에서 끝내지 않았을 것이다.
일벌백계를 통한 교훈
일벌백계의 본보기를 통해 교훈을 주는 것보다 문화를 형성하고 변화시키는 더 강력한 기법은 없다. 얼핏 생각하면 충격으로 경각심을 일깨우는 파격적인 규칙과 비슷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둘은 엄연히 다르다. 파격적인 규칙은 그것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고 그 대답을 기억하게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다시 말해 충격적인 규칙은 그것을 촉발시키는 실제 상황이 있건 없건 그 자체로 효과를 발휘한다.
반면 일벌백계는 ‘나쁜 일이 발생한 후’에 실행하는 극단적인 경고다. 그리고 그 사건을 바로잡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것을 본보기 삼아향후 문화를 재설정하고 그 일이 절대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기 위해 필요하다.
중국 춘추시대의 장군이자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군사 이론서 《손자병법》의 저자이며 손자(孫子)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손무(孫武)는일벌백계의 개념을 완벽히 이해한 사람이었다. 가장 위대한 고대 역사학자인 사마천(司馬邊)은 손무가 일벌백계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자세히 설명한다.
위의 시나리오에서 가장 모범적인 문화적 행위는 손무의 접근법을 취하는 것이다. 당신은 해당 영업 직원만이 아니라 그 사람으로부터 시작되는 보고 계통 전체를 해고해야 한다. 잘못 들은 게 아니다. 그의 보고가 올라가는 상사 모두의 목을 잘라야 한다. 물론 영업 담당 관리자는 부하 직원의 불법적인 행동에 대해 자신에게도 법적인 책임이 있음을 잘 안다. 그럼에도 보고 라인 전체를 해고하는 일은 적어도 일부 관리자에게는 크게 불공평한 조치일것이다. 하지만 위의 시나리오에서 CEO는 유교적인 접근법을 엄격히따라야 한다. 다수의 필요가 소수의 필요보다 우선하기 때문이다. 이제 회사의 구성원 모두는 일벌백계의 본보기가 보여주는 교훈을 확실히 이해하게 될 것이다. 요컨대 위의 회사에서는 이제 지위고하,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누구도 불법적인 행위를 저지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작은 거짓말은 어떨까? 가령 영업 직원이 고객에게 특정한 기능이 곧 출시될 거라고 거짓말을 했다고 하자. 물론 거짓말은 나쁘다. 그러나 그 직원이 거짓말했다고 회사가 그 기능을 곧 출시해야하는 책임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문제의 직원을 징계하거나필요하다면 해고해야 할 테지만, 그가 보고하는 윗선 전체에 반드시불이익을 줄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문화 파괴자를 다루는 방법
이단아 유형
신뢰할 수 없는 유형
무례하고 공격적인 유형
분노의 예언자 유형
- 피드백을 줄 때는 그의 행동을 직접 거론하지 말고 대신에 그 행동이 야기하는 역효과에 초점을 맞춰라
- 이들을 고쳐 쓸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분노의 예언자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지도하는 당신은 그를 완전한 새 사람으로 개조하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그와 나머지 팀원들을 한꺼번에 공략하는 양동작전이 더 효과적이다. 그의 불같은 성정을 누그러뜨리려 노력하는 동시에, 팀원들에게는 그가 일을 아주 잘해서 그들이 그를 너그럽게 받아들여주길 바란다는 것을 알게 하라.
-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춰 지도하라
이유를 막론하고 종국에는 분노의 예언자들이 어떻게든 당신의 문화를 준수해야 한다. 당신이 이들을 안고 가려 애쓸 때, 그에 대한 이런 특별 대우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직원들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들이 당신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릴 거라는 사실을 염두에 둬라. 도대체 왜 회사 문화에 어긋나게 행동한 사람을 즉각 해고하지 않고 감싸 도는 거지? 일만 잘하면 다야?!
가끔은 이런 문화적 일탈이 결과적으로 보면 위장된 다양성 즉, 다양성의 또 다른 얼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문화적 단결성이 개인의 성과보다 훨씬 더 중요한 때가 많고, 따라서 문화를 저해하는 분노의 예언자들을 해고하는 것이 최선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것 역시도 하나의 문화적 메시지임을 잊지 마라. 업무 능력과는 상관없이 커다란 문화적 일탈 행위는 절대 용납되지 않는다는 메시지 말이다.
위임과 통제 사이, 의사결정의 문화
리더로서 당신이 내리는 결정은 다른 어떤 것보다 문화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또한 당신의 결정 과정은 당신 문화의 핵심적인 부분이다.
결정권자인 고위직들의 의사결정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 내 방식을 따르든지 아니면 떠나라 이런 ‘도 아니면 모’ 유형의 리더는 말한다. “나는 여러분 모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회사는 무조건 내 방식대로 일할 것입니다. 내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뒤에 문이 있으니 나가면 됩니다. 이것은 의사결정 과정에 토론이 전혀 필요하지 않을 때에 가장 효과적이다.
- 모두에게 공평한 발언권이 주어진다 이 유형의 리더는 민주적인 과정을 좋아한다. 모든 의사결정에 대해 공식적인 투표를 요청할 수만 있다면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다. 결정에 도달할 때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모두에게 발언권이 보장된다.
- 모두가 기여를 하되 결정은 내가 한다 이런 절충적인 유형의 리더는 적절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용 가능한 모든 지력(知力)을 활용하는 것과 결정 과정을 효율적으로 유지하는 것 사이에 균형을 맞추고자 한다. 이런 과정은 모두에게 공평한 발언권이 주어지는 민주주의적 유형보다는 동기를 부여하는 효과가 떨어지고 내 방식을 따르든지 아니면 떠나라는 독불장군 유형보다는 효율성이 부족하다.
비즈니스 세상에서는 세 번째 유형이 대체로 가장 효과적이다. ‘내 방식을 따르든지 아니면 떠나라’는 독불장군 유형은 모든 구성원을 사실상 권한 없는 허수아비로 만들어 CEO의 영향력 아래에 두고 고위층에서 심각한 병목 현상을 유발한다. 반면 ‘모두에게 공평한 발언권이 주어진다’는 민주주의적 유형은 역설적이게도 모든 사람이 시쳇말로 미쳐서 팔짝 뛰게 만든다. 솔직히 직원들은 의외로 첫 번째 유형보다 두 번째 유형의 상사를 싫어한다.
자신의 억울한 상황을 소문내고 결국 회사 전체가 알게 될 것이다. 그러고 나면 다른 직원들도 회사 리더들을 삐딱하게 생각하고 자신들의 업무도 궁극적으로 그런 대접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게 될 것이다. 이런 연쇄 반응의 최종 결과는 무엇일까? 무관심하거나 회사를 그만두거나 또는 둘 다일 것이다.
따라서 당신의 의사결정 과정이 어떻든 상관없이, ‘동의하지 않아도 결정을 따른다’ (dissagree and commit)는 엄격한 규칙을 고수하는 것은 건강한 문화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지위고하를 떠나 관리자는 마땅히 이미 내려진 결정을 지지해야 하는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 물론 회의에서는 의견을 달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결정이 내려진 후에는 최종적인 결정을 지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결정이 내려진 근거들을 설득력 있고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카카오의 신뢰 충돌 헌신이 생각남. 구호는 정말 좋다. 제대로 동작하느냐가 별개의 문제라서 그렇지)
이것을 염두에 두고, 위 시나리오의 관리자가 어떻게 말해야 했을지 다시 구성해보자. “이것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일을 훌륭히 해냈고 우리 프로젝트의 전망도 아주 밝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도 회사 운영의 전반적인 우선순위와 자금 상태를 고려해보면 그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할 만한 타당한 명분이 없다는 데 동의할 겁니다. 이제 우리는 핵심적인 다른 영역들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우리 팀원 모두를 지금 당장 가장 시급하고 효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일에 배치해야겠지요. 그래서 고심 끝에 우리 프로젝트를 취소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이와 같이 커다란 결정을 한 후에는 직원들이 그 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것이 좋다. 그래야 그 결정의 근거가 조직의 상층부에서 하층부로 충실하게 전달됐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CEO로서 나는 이제까지 웬만한 일이면 크게 문제 삼지 않는 편이었다. 그러나 회사의 결정들을 훼손시키는 관리자에 대해서는 단호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의 무관용 원칙을 고수했다. 그런 일은 방치하면 문화적 혼란을 야기하기 때문이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마지막 요소는 ‘속도와 정확성 중에서 무엇을 얼마만큼 더 중시하는가?’다. 이에 대한 대답은, 조직의 본질과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아마존이나 GM 같이 직원이 수만 또는 수십만에 이르고 매일 수천 건의 결정이 이뤄져야 하는 대기업에서는 속도가 정확성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그리고 많은 거대 조직에서는 가끔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가 그것이 잘못된 결정임을 깨닫고 올바른 결정으로 전환하는 편이, 처음부터 올바른 결정을 하느라 시간을 들이는 것보다 속도 면에서는 더 유익할 것이다.
제품에 어떤 기능을 탑재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6개월이 걸리는 대기업이 있다고 하자. 이는 6개월 동안 100명의 직원들이 그 제품과 관련된 모든 것에서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제자리걸음한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그 결정이 정말로 그토록 중요했을까? 굳이 반년씩이나 그것에 대해 토론할 필요가 있었을까? 대개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본다.
그렇다면 현재 내가 CEO로 있는 앤드리슨호로위츠 같은 조직은 어떨까? 우리는 1년에 중요한 투자 결정을 20건 남짓 한다. 이런 결정은 대체로 정확성이 신속성보다 훨씬 우선시된다. 1년에 결정해야 하는 일이 20개뿐이라면, 결정 하나하나를 중요하게 다루고 시간을 쏟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결정의 모든 측면에 대해 아주 많은 시간 토론하고 검토하고 또 검토하며, 다음날 그 모든 과정을 다시 되풀이한다. 그만큼이나 우리에게는 속도보다 정확성이 훨씬 더 중요하다.
보통은 속도를 우선시하는 조직이라도, 정확성에 역점을 두는 것이 문화적으로 더 중요한 상황들이 간혹 벌어진다. 가령 ‘환상적인 디자인또는 ‘고급 취향’이 당신의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회사가 고객들에게 전달하기로 약속한 가치 또는 이익과 혜택들의 집합 — 옮긴이)과 문화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면, 제품 포장재에 쓰일 검은색의 정확한 색조에 대해 토론하는 데 수십 시간을 쓰는 것이 유익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일에 그토록 많은 공을 들이는 것이 실질적인 매출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는 있어도, 디자인에 있어서는 절대 지름길을 택하지 않겠다는 문화적 메시지를 강화하는 효과만은 확실할 것이다.
또 어떤 결정들은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아주 중요해서, 평소와는 사뭇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아마존의 사례를 통해 이를 알아보자. 유통 거인 아마존에는 ‘피자 두 판 팀’(two-pizza team)이라는 독특한 룰이 있다. 회의 참석 인원을 제한하는 규칙인데 쉽게 말해 제품에 관한 결정일 경우 대부분은 피자 두 판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인원만 참석한다. 하지만 수십 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한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에 관한 결정이라면 아마존은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훨씬 더 긴 토론 과정을 거친다.
속도냐 정확성이냐 양자택일의 상황에서는 권한 위임에 관한 문화
신뢰 : 진실을 이야기하기
당신은 정직한 사람인가? 이 질문에 열 사람 중 열은, 잠깐 생각해보고는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누구를 정직하다고 생각하는가? 이번에는 선뜻 대답하기가 아주 힘들 것이다. 어떻게 모두가 자신은 정직하다고 믿으면서 정직한 다른 사람들을 생각해내는 것이 그토록 어려울 수 있을까?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말하는 것에 관한 진실은, 진실을 말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진실을 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 아니다. 오히려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들려주는 것이 자연스럽다. 세상에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데 기분이 좋지 않을 사람은 없다. 최소한 당분간이라도 흐뭇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진실을 말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이 사실은 누구나 안다. 그런데 진실을 말하는 것과 관련해 덜 알려졌지만 특히 문화와 관련해 용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판단력과 기술이다.
이렇게 하려면 조건이 따라붙는다. 당신은 현실을 바꿀 수는 없지만 현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한다. 가령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 현실이 정리 해고라고 하자. 가장 먼저 할 일은 당신이 그 사건을 해석하는 유일한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첫째, 기자들이 있다. 그들은 정리 해고가 당신 회사가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둘째, 해고된 직원들은 당연히 배신감을 느끼고 자신의 억울함을 동네방네 퍼뜨릴 것이다. 한편 해고의 칼날을 피한 직원들도 그 일을 각자 다양하게 해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다른 누구보다 당신이 먼저 해고 조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한다면 그것도 정직하고 설득력 있게 그렇게 한다면, 모두가 당신의 해석을 기억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렇다면 현실에 어떻게 의미를 부여해야 할까? 가장 효과적인 세가지 방법이 있다.
- 사실을 명확히 알려라 “우리는 30명을 해고해야 합니다. 지난 분기 매출이 매우 나쁩니다. 당초 예상보다 400만 달러 정도가 부족합니다” 라는 식으로 말하면 된다. 실적 현안들을 말끔히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거나 당신이 심혈을 기울여 채용했던 직원들이 빠지면 회사 사정이 더 나아질 거라는 듯이 행동하지 마라. 힘들어도 현실은 어디까지나 엄연한 현실이다. 당신이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음을 모두가 아는 것이 중요하다
- 정리 해고를 촉발시킨 실적 저조를 회사 임원진이 야기했거나 최소한 그 사태에 기여를 했다면, 그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라 회사 확장을 무리하게 서둘러야 했던 피치 못할 이유가 있었나? 그랬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었나? 이번 사태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해줄 어떤 교훈을 배웠나?
- 회사의 더 큰 사명을 고려해 정리 해고가 불가피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사명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하라 정리 해고는 잡음 없이 적절히만 이뤄지면, 회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출발점이 된다. 해고는 비록 힘든 일이지만 회사가 최우선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즉 모두가 헌신하는 사명을 구현하기 위해, 다시 말해 모두의 궁극적인 성공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다. 해고와 관련해 당신이 확실하게 해야 하는 일은 회사가 뚜렷한 최종 목적없이 직원들을 함부로 해고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요컨대 직원 해고는 반드시 유의미한 좋은 결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개중에는 신뢰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기업들이 있다. 또한 조직 내부의 경쟁을 일부러 부추기는 리더들도 있다. 그들은 직원들을 서로 경쟁시키고 최고의 직원이 경쟁에서 이기도록 한다. 이런 역학관계는 주로 직원 대부분이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들에서 만연해 있다. 벤처캐피털, 금융, 텔레마케팅 영업 등의 분야가 대표적이다. 이런 업무 환경은 절대로 협업적이지 않고 가끔은 ‘등급을 매긴 후 퇴출 되는 경쟁에 의존하기 때문에 내부적인 신뢰는 아예 꿈도 꿀 수 없다. 모두는 자신이 남들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 필요하다면 무슨 말이든 서슴지 않는다.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이런 유형의 역학 관계가 회사에는 높은 수익성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라면 절대로 그런 조직에서 일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개발 조직은 거의 대부분 이런 형태에 맞지 않을 거 같다. 우선 모두 동일한 일을 하지 않으며 경쟁으로 얻는 것도 있겠지만 협업이 원활히 동작하지 않아 잃는 게 훨씬 클테니까)
개방: 나쁜 소식을 받아들이기
만약 규모가 꽤 큰 조직을 관리한다면 당신은 틀림없이 한 가지는 확실히 알고 있을 테다. 언제든 뭔가 끔찍하게 잘못된 일이 어디선가 튀어나온다는 사실이다. 일부 관리자가 자칫 재앙으로 비화될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당신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좀 있다가 알아보자. 심지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문제는 더욱 악화될 뿐인데도 그들은 입도 벙긋 않는다.
이런 문제들은 시기를 놓치지 않고 조기에 발본색원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일찍 발견할 수 있는 문화를 구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건 어마어마하게 힘든 일이다. 직원들이 나쁜 소식을 자진해서 알려주지 않으려는 데는 몇 가지 보편적인 이유가 있다.
문화에 반하는 행위처럼 보인다 비즈니스 세상에서 일반화된 경영 원칙 중 하나는 “문제를 가져오려면 해결책도 같이 가져와” 라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직원들 사이에 주인 의식과 권한 위임 그리고 책임감을 장려하지만 부작용도 있다. 첫째, 직원들이 문제를 제기할 경우 “문제를 가져오지 마” 라는 대답을 들을 가능성이 크다. 이 상황을 좀 더 깊이 파헤쳐보자. 당신이 문제에 대해서는 알지만 당신 힘으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처지라면 어떨까? 가령 당신이 기술자이고 회사의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에서 근본적인 결함을 발견했지만 그것을 고칠만한 권한이나 전문 지식이 없다면 어떨까? 또는 당신이 영업 직원인데 한 동료가 고객들에게 거짓 약속을 한다는 의심이 든다면 어떨까? 누구의 도움도 없이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나쁜 소식을 공개하도록 장려한다면 그 과정에서 직원들의 권한을 침해하지 않도록 깊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주인 의식
- 회사의 장기적인 목표가 직원에 대한 단기적인 장려책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간단한 시나리오를 통해 이 문제를 짚어보자. 이번 분기에 신제품이 반드시 출시돼야 한다고 가정하자. 그것이 아주 중요해서 회사는 기술자들에게 출시 상여금을 지급하겠고 제안했다. 그런데 그 제품에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된다. 만약 기술자인 당신이 그 결함을 발견하지만 출시 상여금이 꼭 필요한 일이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 싫은 소리 듣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당신이 어떤 문제에 대해 알고 있는데 합리적으로 볼 때 당신이 그 문제를 야기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당신은 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방법을 전혀 모른다. 이럴 경우 상사에게 그 문제를 보고하는 것은 이실직고하는 셈이다. 스스로 기름통을 지고 불구덩이로 뛰어들려는 사람이 있을까?
문화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때, 주인 의식과 권한 위임의 덕목들을 희석시키지 않으면서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패배감을 안겨주거나 징징대는 응석받이 문화를 조장하지 않으면서 그런 문제를 드러내는 문화를 구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쁜 소식을 장려하라
나의 경우 누군가가 문제에 대해 알려주면 크게 반색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애썼다. 대개는 이런 식으로 반응했다. “그 일이 우리 회사를 죽이기 전에 알게 됐으니 천만다행입니다.” 또는 “일단 이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우리 회사는 훨씬 더 강해질 겁니다. 분명 전화위복이 될겁니다.”
사람이 아니라 문제에 집중하라
일단 문제를 알게 되면 원인 분석을 통해 문제의 뿌리를 정확히 찾아야 한다. 십중팔구는 의사소통이나 우선순위 등등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문제의 근원에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직원 한두 명을 콕집어 비난하며 책임 소재를 따지기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이해하고 그것을 해결한다면, 비밀이 많거나 자기 방어적이지 않은 문화를 구축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자꾸 감추고 숨기고 방어하기에 급급한 폐쇄적인 문화가 아니라 나쁜 소식을 환영하는 열린 문화가 만들어진다.
일상적인 활동에서 나쁜 소식을 찾아라
조직의 리더로서 공식적인 업무로든 일상적으로든 직원들을 만날 때 나쁜 소식들을 드러내는 데 도움이 되는 질문을 하라. 업무에 방해가 되는 것이 있습니까? 무엇이든 좋습니다.”, “만약 당신이 나라면 회사에서 무엇을 바꾸고 싶습니까?” 등등. 사람들이 입을 열게 만들려면 정확히 몇 번 물어야 할지 정해진 횟수는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당신이 자꾸 용기를 북돋워주면 사람들이 머잖아 입을 연다는 점이다.
충성: 의미 있는 관계 구축하기
충성은 대부분의 문화에서 지극히 중요하다. 그러나 문화에 충성심을 주입하기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오늘날은 보통 사람이 일생 동안 평균 11에서 12개의 직업을 거친다고 추산된다. 이런 역동적인 비즈니스 환경에서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얼마나 충성할까? 그리고 직원들은 그것에 대한 보답으로 회사에 얼마나 충성해야 할까? 상호간의 충성으로 직원과 회사는 어떤 보상을 얻을까?
충성은 상대방도 자신과 똑같이 느낀다는 기대에서 출발한다. 동료들도 회사도 항상 당신과 함께한다는 믿음에서 충성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CEO들은 충성심을 장려하기 위해 저마다 다른 접근법을 따른다. 일례로 온라인 결제 회사 스트라이프의 CEO 패트릭 콜리슨은 충성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 회사가 직원들에게 평생 직장을 제공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직원들이 나중에 자신의 경력을 돌아볼 때,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가장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었노라 생각하기를 바랍니다. 그것도 15년 안에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죠. 저는 그것에 대한 대가로 직원들에게서 두 가지를 기대합니다. 하나는 윤리적인 진실성이고, 다른 하나는 본인에게가 아니라 회사에 맞춰 최적화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기대를 충족시킨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감사와 존경과 충성심으로 보답할 것입니다.
…
궁극적으로 볼 때 충성은 ‘관계의 질’과 관련이 있다. 직원들은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관리자 즉, 상사를 떠난다는 말이 있다. 관리자와 직원이 관계를 쌓지 못하면, 심지어 그들의 관계가 나쁘면 당신의 문화적 정책이 어떻든 직원들의 충성을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다. 고드시처럼 기브 앤 테이크에 대해 명백하게 표현하는 방식은 관계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그는 경영진에 대해 이미 명백한 관심을 쏟고 있는 데다가 구두상의 약속을 통해 그것에 방점을 찍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자신의 말을 뒷받침해줄 관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서 그 약속이 립서비스에 그쳤다면 아마도 그는 실패했을 것이다.
조직의 최고 리더는 단순히 보고 라인의 직속 직원들만이 아니라 사내의 아주 다양한 직원들과 유의미한 관계들을 구축할 수 있다. 만약 리더가 자신이 만나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갖고 자신의 말을 충실히 지키며 조직 전반에서 직원들로부터 따르고 싶은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는다면, 리더는 가장 변화가 심한 업계에서조차도 강력한 유대감과 깊은 충성심을 생성시킬 수 있다.
문화 점검표
지금까지 우리는 거의 모든 문화에 포함되는 덕목들에 대해 살펴봤다. 이제는 당신 차례다. 당신은 자신만의 문화를 창조할 준비가 끝났다. 아래는 문화를 구축할 때 염두에 둬야 하는 몇 가지 사항에 대한 점검표이니 참고하기 바란다.
- 자신에게 충실한 문화를 설계하라 문화는 반드시 리더인 당신의 개인적인 성격과 전략에 부합해야 한다. 문화가 어떻게 조직 내부로 칼끝을 겨누는 무기가 될지 예상하고, 해석의 여지가 남지 않도록 문화를 더없이 명확한 방식으로 정의하라.
- 문화 오리엔테이션의 중요성을 기억하라 신입 직원의 출근 첫날. 이 샤카 상고르가 격리에서 해제되어 교도소에서 맞이한 첫날만큼 평생 지워지지 않는 강렬한 경험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출근 첫날은 누구에게나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깊은 인상을 주는 법이다. 직원들은 다른 어떤 날보다 출근 첫날에 조직에서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더 많이 배운다. 그러니 직원들에게 잘못된 또는 뜻하지 않은 첫인상을 주지 마라.
- 파격적인 규칙을 세워라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사람들이 “우리에게 이것이 왜 필요합니까?”라고 되묻게 만드는 규칙은 문화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강화할 것이다. 조직 전체를 충격 속으로몰아넣어 문화에 순응하도록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라.
- 외부의 리더를 활용하라 가끔은 당신이 원하는 문화가 당신 조직의 현재 문화와 너무 다르다면 외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당신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문화의 영역으로 회사를 억지로 끌고 가려 애쓰지 말고, 차라리 당신이 열망하는 문화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을 데려와라.
- 본보기 교훈을 보여줘라 언제나 행동이 말보다 의미를 더 명확히 전달한다. 오죽하면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더 효과적이라고 할까. 진심으로 단단히 뿌리내리게 하고 싶은 교훈이있다면 일벌백계로 본보기를 보여라. 손무가 일벌백계한다고후궁들을 참수한 것처럼 가혹한 본보기일 필요는 없어도 반드시 극적이어야 한다.
- 윤리를 명백히 하라 리더들이 저지르는 가장 보편적이면서도가장 치명적인 실수 하나는, 사람들이 심지어 다른 목표들과 상충할 때에도 ‘양심적으로 일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미뤄짐작하지도 막연히 기대하지도 말고, 윤리적 원칙들을 명백하게 알려라.
- 문화적 행동 강령에 깊은 의미를 부여하라 문화적 행동 강령이규범 및 기대와 확실히 구분되게 하라. 고대 일본의 무사들이 예의 개념을 오늘날 우리와 똑같은 방식으로 정의했더라면, 문화에 티끌만큼도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이 예를 사랑과 존경을 가장 잘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정의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그 정의가 일본 문화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로 살아 숨쉬는 것이다. 당신의 덕목들은 진실로 어떤 의미를 갖는가?
- 언행을 일치시켜라 ‘내 행동대로가 아니라 내 말대로 하라’는 원칙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직원들은 당신의 거울이다. 그러니 간곡히 부탁하건대, 당신 스스로 실천하지 않는 문화적 덕목들을 선택하지 마라.
- 우선순위를 명백히 보여주는 결정을 하라 투생 루베르튀르는 병사들에게 자신의 문화가 복수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천명했다. 그리고 그것이 공염불이 되지 않도록 노예 주인들을 용서해줌으로써 그것을 증명해 보여야 했다.
이런 기법들이 당신이 원하는 문화를 구축하는 데 유용하리라고 나는 확신한다. 그러나 완벽한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아예 접어라. 절대 그런 일은 없다. 오히려 회사를 위해 가능한 최고의 문화’를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둬야 한다. 그래야만 회사가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계속 집중할 수 있다. 가령 직원들이 회사 돈을 단돈 1원이라도 자신의 돈처럼 생각하기 바란다고 하자. 이런 경우 문화적인 측면에서 볼 때, 출장 시 고급 호텔이 아니라 저가 모텔에 지내도록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직원들이 500만 달러어치의 주문을 요구할 배짱과 자신감을 갖기를 바란다면 정반대로 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모른다면, 그것을 획득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문화의 출발점은 당신이 무엇을 가장 중요하고 가치 있게 생각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조직의 모든 구성원이 그런 덕목을 행동으로 실천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리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덕목들이 모호해지거나 순전히 역효과만 불러온다면 미련을 갖지 말고 덕목들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 또한 결정적인 문화 요소들이 결여되어 있다면 그런 요소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당부하고 싶은 말은, 구성원들의 행동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마땅하지만 당신의 행동에 더더욱 깊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당신의 행동은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당신은 당신이 되고 싶은 바로 그런 사람인가?
당신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위대한 문화를 창조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리더가 된다는 뜻이다.